파크골프채 때문에 괜히 고민만 길어지네

파크골프채 때문에 괜히 고민만 길어지네

아버지가 시작하시니 나도 엉겁결에

요즘 동네 파크골프장에 가보면 진짜 사람이 바글바글하다. 아버지가 친구분들이랑 매일 거기 가서 운동을 하신다길래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따라나섰다. 처음엔 운동화 하나 신고 가서 3,000원 정도 내고 슥 한 바퀴 돌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이게 막상 시작하려고 보니 클럽을 고르는 게 생각보다 복잡하더라. 어디선 20만 원이면 충분하다고 하고, 또 어디 카페 같은 데서는 무조건 국산이든 일제든 100만 원은 넘어야 티가 난다고 해서 귀가 얇은 나는 금방 흔들렸다. 사실 일반 골프채도 집에 굴러다니는데 이걸 굳이 따로 사야 하나 싶었지만, 파크골프채는 아예 다르다는 얘기를 들으니 또 마음이 달라졌다.

무작정 방문해 본 파크골프용품점

답답해서 주말에 집 근처에 있는 파크골프용품점에 한번 들러봤다. 매장에 가득 쌓인 채들을 보니까 갑자기 머리가 아파지기 시작했다. 프라임 파크골프채라는 게 눈에 띄어서 가격을 물어봤는데, 입문용이랑 프리미엄 모델 가격 차이가 정말 컸다. 사장님은 국산 제품도 요즘은 투어AD 샤프트 같은 걸 써서 퀄리티가 예전이랑 다르다며 은근히 추천하시는데, 사실 내가 초보라서 그런 기술적인 차이를 알 리가 없다. 옆에 놓인 포틴 웨지처럼 생긴 퍼터들도 왠지 그냥 좋아 보이고, 내가 들고 휘둘러봐도 뭐가 뭔지 잘 모르겠더라. 마레트 타입이 치기 쉽다던데, 막상 손에 잡히는 느낌은 다 비슷비슷했다.

국산이랑 일제 사이에서 방황하는 마음

사실 고민의 핵심은 이거다. 5~6년 정도밖에 안 된 국산 브랜드가 과연 오래된 일제 브랜드들의 기술력을 따라갈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다. 아까 용품점에서 300만 원 가까이 하는 채를 구경하다가 뒤돌아서는데 왠지 기분이 묘했다. 이게 서민 생활체육이라고 시작했는데, 장비 욕심을 내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는 것 같다. 주위 어르신들은 ‘국산도 요즘 다 좋아졌다’고 하시지만, 또 ‘그래도 채는 일본산이지’ 하는 분들도 꽤 많다. 나는 그냥 적당히 남들 하는 만큼만 하고 싶은데, 장비 한 번 잘못 샀다가 나중에 후회할까 봐 결제를 망설이게 된다.

연습장과 실제 필드의 온도 차이

어제는 결국 부산 파크골프장에서 몇 시간 정도 대여채를 빌려서 쳐봤다. 확실히 내가 평소 치던 일반 골프랑은 타구감부터가 달랐다. 공이 틱틱 거리면서 굴러가는데, 생각보다 홀컵에 넣기가 어려웠다. 파크골프 치는 법을 옆에서 잠깐 배우긴 했지만, 결국 공을 굴리는 건 내 손끝의 감각이더라. 채가 300만 원짜리든 20만 원짜리든 실력이 없으면 다 소용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도 용품점을 나올 때는 왜 자꾸 비싼 채에 눈이 가는지 모르겠다. 이게 참 사람 욕심이 간사하다.

굳이 지금 결정해야 하는 걸까

집에 돌아와서 인터넷으로 파크골프 볼까지 검색해보고 있다. 채도 안 샀으면서 공부터 바꾸고 싶은 마음이라니. 당분간은 그냥 대여해서 쓰기로 마음먹었다가도, 매일 나가는 아버지 짐 가방 옆에 내 전용 채가 없으니 괜히 허전하다. 사실 이런 고민을 하는 시간 자체가 취미의 일부인가 싶기도 하다. 결국 오늘 결론은 나지 않았다. 며칠 더 고민해보고, 국산 업체 협약식이다 뭐다 하는 뉴스나 조금 더 찾아보다가 결정할 것 같다. 어차피 지금 바로 산다고 해서 내 실력이 갑자기 늘어날 것도 아닐 텐데, 참 쓸데없는 데 정력을 쏟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또 창을 닫지 못하고 있다.

댓글 1
  • 처음에 공부터 바꾸고 싶었는데, 연습장 온도 차이 때문에 생각 정리하는 모습 보니 좀 공감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