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네 야구장에 오래된 그물망이 눈에 띄었다. 거의 녹색 차광막처럼 색이 바래서 삭아 보이는 게, 언제 이걸 교체했는지 기억도 안 난다. 예전에는 뭐 저런 게 있나 싶었는데, 이제 와서 보니 이게 그냥 방치하면 안 되는 물건이더라.
처음에는 그냥 공 날아가는 거 막아주는 용도라고 생각했다. 근데 가끔 야구장 보수 공사 이야기 나올 때마다 펜스나 그물망 보수 이야기가 나오곤 하길래, 그냥 낡으면 바꾸는 건가 싶었다. 그런데 얼마 전 친구들이랑 야구하다가 공이 좀 멀리 나가서 그물망 쪽으로 날아갔는데, 팅 하고 튕겨 나오면서 어딘가로 사라지는 걸 봤다. 그때 문득 든 생각이, 저 그물망이 삭아서 공을 제대로 못 잡아주면 어떡하지? 하는 거였다. 안전 문제도 그렇고, 공을 잃어버릴 수도 있고.
이게 단순히 펜스에 거는 천 같은 게 아니라, 낙하물 방지망이나 분진망처럼 어느 정도 규격이나 관리 기준이 있는 건가 싶기도 하다. 예전에 어디서 보니까 뇌에 칩 심는 기술 이야기하면서 혈관에 센서 넣는다고, 그게 그물망 형태라고 하더라. 물론 이건 의료 기술 이야기지만, 그만큼 그물망이라는 구조가 튼튼하고 세밀하게 만들어질 수 있다는 거겠지. 야구장에 쓰이는 것도 비슷하게 튼튼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었다.
특히 몇몇 야구장들은 그물망이 없는 곳도 있더라. TV에서 야구 경기 볼 때 이정후 선수 나오는 거 보면 가끔 팬들 있는 쪽으로 공이 날아가는 장면이 나온다. 그때도 보면 그물망이 없는 구역이 있다. 이건 의도한 건지, 아니면 그냥 덜 된 건지 모르겠다. 혹시 그물망이 오히려 시야를 방해한다고 해서 일부러 안 치우는 건가 싶기도 하고. 근데 야구공이 잘못 날아가면 진짜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데, 그건 괜찮은 건지 좀 의문이다.
심지어 예전에 친구들끼리 야구하다가 포수 미트 줄이 끊어져서 새로 사야 했던 적이 있는데, 그때 10만원 이하로 찾아보면서도 미트 자체의 내구성도 중요하게 봤었다. 그물망도 마찬가지일 거다. 겉보기에는 다 똑같은 녹색 그물인데, 삭거나 찢어진 부분은 없는지, 공을 제대로 받아낼 수 있는 탄성이 있는지. 이게 그냥 낡으면 바꾸는 게 아니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관리해야 하는 대상이라는 걸 새삼 깨달았다. 그냥 누가 알아서 해주겠지, 하고 넘기기에는 왠지 찝찝한 기분이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말이다.
녹색 차광막처럼 삭아 보이는 게, 주기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녹색 차광막처럼 삭은 거 보니까, 진짜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하는 문제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