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에서 파크골프를 치게 될 줄은 몰랐다

지하철역에서 파크골프를 치게 될 줄은 몰랐다

집 근처 용산역에 생긴 스크린 파크골프장

며칠 전부터 용산역 근처를 지나다닐 때마다 공사 가림막 너머로 뭐가 들어오려나 싶었는데, 갑자기 ‘스크린 파크골프장’이 문을 열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대구교통공사에서 운영하는 조이앤플레이파크라고 하던데, 사실 처음엔 파크골프를 스크린으로 친다는 게 좀 생소하게 느껴졌다. 원래 파크골프라는 게 탁 트인 잔디밭에서 햇볕 쬐면서 걷는 맛에 하는 거 아닌가 싶어서 말이다. 그런데 날씨가 워낙 변덕스럽기도 하고, 주말마다 파크골프장 자리를 잡는 것도 전쟁이라길래 호기심 반, 귀찮음 반으로 한번 가보기로 했다.

생각보다 컸던 16타석의 규모

지하철역 안에 이렇게 큰 공간이 있었다는 게 신기할 정도였다. 들어가 보니 타석이 16개나 있어서 생각보다 쾌적했다. 오전 8시 30분부터 밤 10시 30분까지 운영한다는데, 이 정도면 퇴근하고 나서나 아침 일찍 가볍게 몸 풀러 가기에는 딱인 것 같다. 평소에 치던 야외 구장과는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 공이 굴러가는 소리나 스크린에 찍히는 탄도를 보면서 치니까 뭔가 게임을 하는 것 같기도 하고. 국산 파크골프채를 들고 갔는데, 여기서 대여해주는 채랑 비교해볼까 하다가 그냥 내 채가 손에 익어서 그걸로 쭉 쳤다.

의외로 만만치 않았던 레슨의 시간

처음엔 그냥 치면 되는 줄 알았는데, 막상 스크린 앞에 서니 생각보다 자세 잡기가 어려웠다. 옆 타석에 계신 분들은 이미 능숙하게 치고 계시던데, 나는 파크골프공을 놓는 위치부터 헤매고 있으니 좀 민망하더라. 마침 입문자 레슨 프로그램이 있다고 해서 물어보니 가격대도 무난했다. 사실 골프를 예전에 배웠다가 그만둔 적이 있어서 파크골프 정도야 쉽겠지 싶었는데, 막상 해보니 일반 골프랑은 미묘하게 달라서 오히려 습관을 고치기가 더 까다로웠다. 강사님이 이것저것 봐주시긴 하는데, 내가 워낙 몸이 뻣뻣해서인지 한 시간이 금방 지나가 버렸다. 운동량으로 치면 꽤 되는데, 이게 실전이랑 감각이 같을지는 좀 의문이다.

비용과 환경에 대한 소소한 고민

주변에서 파크골프가 저렴하다고 해서 시작한 건데, 장비 욕심이 생기기 시작하면 끝도 없다는 걸 느낀다. 판테온 파크골프채 같은 거 한번 훑어보고 나니 내 채가 괜히 무겁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여기 요금은 만 원대 초반으로 부담 없는 수준이라 자주 오기에는 괜찮은 것 같다. 하지만 실내라는 공간적 한계 때문에 야외 구장에서의 그 뻥 뚫린 기분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는 없을 거다. 그래도 비 오거나 미세먼지 심한 날에는 1만 보 이상 걸으면서 꾸준히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게 어디인가 싶기도 하고.

그래도 남은 찝찝함

막상 몇 번 가보니 재미는 있다. 그런데 뭔가 정식 구장이 아니라 역 안에 만들어진 시설이라 그런지 가끔은 내가 여기서 지금 뭐 하고 있나 싶을 때가 있다. 세대통합 테마파크라고 홍보하는 걸 보니 아이들 놀이시설도 옆에 있는 것 같은데, 다음에 갈 때는 좀 더 여유 있게 둘러봐야겠다. 사실 파크골프라는 게 사람들과 어울려서 걷는 맛인데, 스크린에서 혼자 화면 보며 치고 있으려니 가끔은 적막함이 느껴진다. 다음번엔 친구라도 한 명 꼬셔서 같이 와야 할 것 같다. 이게 정말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될지, 아니면 그냥 시간 때우기용 놀이로 끝날지는 좀 더 다녀봐야 알 것 같다.

댓글 1
  • 16타석이 생각보다 넓어서 깜짝 놀랐네요. 특히 타석 하나하나가 꽤 넓어 보이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