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에서 휘두르던 채가 생각보다 무겁게 느껴졌던 오후

공원에서 휘두르던 채가 생각보다 무겁게 느껴졌던 오후

세종시 파크골프장에 발을 들인 이유

사실 처음에는 이렇게까지 진심이 될 생각은 없었다. 평소에 세종시 반곡동 근처를 산책하다 보면 잔디밭 위에서 공을 치는 분들을 자주 보곤 했는데,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나쳤던 게 전부였다. 그런데 지난달에 지인이 같이 한번 가보지 않겠냐며, 근처 파크골프장에 자리가 났다고 해서 무작정 따라나섰다. 처음 가본 곳은 대략 18홀 규모로 조성된 곳이었는데, 생각보다 평일 낮인데도 사람들이 꽤 많아서 놀랐다. 주말에는 거의 빈자리가 없다고 하니 미리 동선이나 이용 시간을 확인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혼마와 미즈노 사이에서 고민하던 시간

장비에 대한 욕심은 없었지만, 막상 현장에 가보니 다들 그럴듯한 채를 하나씩 들고 계셨다. 급한 마음에 인터넷 검색도 해보고 매장도 몇 군데 둘러봤는데, 혼마 파크골프채나 미즈노 같은 유명 브랜드 제품들은 가격대가 꽤 높았다. 국산 파크골프채도 가성비가 좋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결국엔 손에 잡히는 그립감이나 무게감이 문제였다. 매장에서 이것저것 휘둘러볼 때는 다 비슷해 보였는데, 막상 필드에 나가서 실제 파크공을 쳐보니 미세하게 느껴지는 타격감이 달랐다. 결국 처음엔 저렴한 입문용으로 시작했다가, 지금은 또 조금 더 가벼운 걸로 바꿔야 하나 고민 중이다. 사실 장비가 문제가 아니라 내 자세가 문제인 걸 알면서도 자꾸 채 탓을 하게 되는 게 사람 마음인가 보다.

야외 운동의 현실적인 불편함

파크골프가 그냥 공원에서 산책하듯 치는 운동이라고 가볍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일단 야외에서 하는 운동이다 보니 날씨 영향을 너무 많이 받는다. 땡볕 아래서 18홀을 다 돌고 나면 온몸이 땀으로 젖기 일쑤고, 그렇다고 그늘이 충분한 것도 아니라서 이동할 때마다 모자며 쿨토시며 챙길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특히 세종시는 여름에 유독 습하고 더운 느낌이 있어서, 오전에 일찍 나가지 않으면 금방 지친다. 가끔은 오가낭뜰 근린공원처럼 좀 더 쾌적한 곳을 찾고 싶기도 한데, 사람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대기 시간이 길어질까 봐 선뜻 나서기가 어렵다. 기다리는 시간 동안 벤치에 앉아 있으면 옆 분들이 파크골프티 높이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런저런 팁을 주시는데, 사실 그때는 너무 더워서 귀에 잘 들어오지도 않았다.

운동보다는 사람 구경하는 재미

여기서 만나는 분들은 대부분 어르신들이거나 나처럼 뒤늦게 재미를 붙인 사람들이다. 대단한 기술을 겨루기보다는 서로 안부를 묻거나, 공이 어디로 굴러가는지 보면서 껄껄 웃는 분위기다. 물론 간혹 진지하게 메달을 따거나 대회 준비를 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대개는 오후 시간을 보내기 위한 소일거리로 파크골프를 선택한 것 같았다. 나도 처음엔 공을 멀리 보내려고 힘을 꽉 줬는데, 오히려 힘을 빼야 공이 더 잘 나간다는 소리를 듣고 힘을 빼는 연습만 한참 했다. 이게 생각보다 어렵다. 머리로는 아는데 몸이 따라주질 않으니, 결국 운동이 아니라 스트레스를 받으러 오는 게 아닌가 싶을 때도 있다.

앞으로 계속하게 될지는 의문

한 두 달 정도 꾸준히 다녀보니 이제 좀 재미가 붙나 싶기도 하다. 그런데 막상 장비를 새로 사야 하나, 아니면 이 채로 계속 버텨야 하나 생각하면 또 마음이 복잡해진다. 파크골프채 매장을 다시 가봐야 할지, 아니면 그냥 지금 가지고 있는 거나 열심히 닦아서 써야 할지 결론이 나지 않는다. 어차피 취미로 하는 건데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하고. 다음 주에는 조금 더 한적한 평일 오후를 노려볼 생각이다. 그때도 날씨가 이렇게 더울지 모르겠지만, 일단은 공을 한 번 더 쳐보고 결정해야겠다.

댓글 2
  • 처음에 채 무게 때문에 고민이 많았는데, 꾸준히 하다 보니 타격감이 괜찮아지더라고요.

  • 처음에 멀리 공을 보내려고 너무 힘을 줬었는데, 오히려 힘을 빼는 게 더 효과적인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