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쩌다 시작하게 된 파크골프
주말마다 집에만 있으니 찌뿌둥하기도 하고, 주변 어르신들이 다들 파크골프장에 나가는 분위기라 괜히 궁금해졌다. 처음에는 그냥 동네 공원에 있는 조그만 연습장에서 치는 거니까 대충 아무거나 쓰면 되겠지 싶었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무슨 던롭(DUNLOP) 같은 유명한 브랜드 제품부터 이름 모를 저가형까지 너무 많더라. 사실 골프는 예전에 JPX921 아이언을 잠깐 만져본 적이 있어서 어느 정도 감은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파크골프라는 걸 제대로 접해보니 이건 또 완전히 다른 세계였다. 장비 하나 고르는 것도 공부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니 벌써부터 약간 피곤해졌다.
부산 시내 골프 매장을 헤매다
부산 쪽 파크골프채를 파는 매장을 몇 군데 돌아다녀 봤다. 처음에는 새것을 사야 하나 싶었는데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다. 괜찮다 싶은 건 50만 원이 훌쩍 넘어가는데, 고작 취미로 시작하는 입장에서 덜컥 사기가 망설여졌다. 매장 직원분은 중고 GDR이나 스크린 골프 장비처럼 체계적인 레슨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하셨는데, 나는 그냥 날씨 좋을 때 밖에 나가서 공 한번 쳐보고 싶은 것뿐인데 너무 거창하게 느껴졌다. 인테리어 업체 미팅 가듯이 진지하게 상담을 받고 나니 오히려 의욕이 조금 꺾이기도 했다. 결국 아무것도 못 사고 빈손으로 나오는데, 왜 이렇게 장비 챙기는 게 번거롭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칠곡까지 내려가 본 파크골프장 이야기
지인이 경북과학대 쪽에 실습장이 잘 되어 있다는 소리를 듣고 드라이브 겸 다녀왔다. 확실히 시설은 깔끔하더라. 대학교 안이라 그런지 관리도 잘 되어 있고, 고려대 같은 데서도 최고위 과정을 만든다니 이 분야가 생각보다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걸 실감했다. 파크골프지도자 자격증까지 따야 하나 싶을 정도로 진지하게 치시는 분들도 많았다. 그런데 막상 가서 보니 다들 챙겨온 공이 각양각색이었다. 빤짝거리는 무광 골프공부터 연식 좀 되어 보이는 것까지, 다들 자기만의 루틴으로 치고 계셨다. 나만 너무 장비랑 규칙에 얽매여서 고민했나 싶어 조금 민망해졌다.
벌타 규정 때문에 머리가 아팠던 기억
지난번에는 동네에서 치다가 공이 빨간 말뚝 사이로 나갔다 들어왔는데, 이게 도대체 벌타를 먹는 건지 아닌지 옆 사람들과 한참을 실랑이했다. 경기 규칙이 정해져 있다고는 하지만 막상 필드에 나가면 상황마다 해석이 갈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페널티 구역 처리하는 것도 말뚝 위치에 따라 애매할 때가 많아서 나중에는 그냥 대충 치고 넘어가기도 했다. 경기 규정을 검색해보니 생각보다 더 복잡하더라. 그냥 운동하러 나온 건데 이렇게까지 머리를 써야 하나 싶기도 하고. 거제대에서 AI 스윙 닥터 팀이 기술 개발한다는 뉴스를 보긴 했는데, 그런 기술이 내 공의 궤적까지 깔끔하게 정리해 줄 날이 올지는 모르겠다.
여전히 남는 물음표 하나
결국 아직도 내 채를 사지 못했다. 중고를 찾아봐야 하나 싶기도 한데, 막상 사놓고 관리를 제대로 안 할까 봐 걱정도 된다. 파크골프채가 생각보다 관리가 까다롭다는 얘기도 있고, 무엇보다 이 열기가 언제까지 갈지도 모르겠다. 그냥 주변 친구들이랑 가볍게 나가서 치고 근처 맛집이나 찾아가는 게 나은 건지, 아니면 제대로 배워서 자격증까지 도전해 보는 게 맞는 건지 결론이 안 난다. 아마 다음 주에도 또 장비 사이트만 기웃거리다가 결국 아무것도 안 사고 동네 연습장에서 빌린 채로 공만 몇 번 치고 오지 않을까 싶다. 무언가를 시작하는 건 참 매번 어렵다.
새 거는 부담스러웠던 거, 저도 비슷한 경험 있어요. 처음 시작할 때 굳이 비싼 장비부터 갖는 것보다 그냥 연습장에서 쳐보는 게 훨씬 좋더라구요.
처음에 던롭 같은 브랜드에 너무 현혹되었던 것 같아요. 파크골프는 생각보다 훨씬 다양한 장비가 있고, 개인의 스윙에도 맞춰야 해서 꼼꼼하게 따져보기가 어렵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