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따라 파크골프장에 갔다가 겪은 일

부모님 따라 파크골프장에 갔다가 겪은 일

지난주에 부모님이 갑자기 파크골프를 시작하셨다며 주말에 한번 따라오라고 하셨다. 처음에는 그냥 일반 골프랑 비슷한 건 줄 알았다. 동네 근처에 있는 작은 구장에 도착했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놀랐다. 평일도 아니고 토요일 오전이었는데 이미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예약이 어렵다는 말을 기사에서 본 적은 있는데, 실제로 눈앞에서 대기 명단 적는 걸 보고 있자니 조금 당황스러웠다.

채 하나로 다 해야 한다는 게 의외로 어렵더라

옆에서 부모님 치시는 걸 가만히 지켜봤다. 일반 골프랑 다르게 클럽이 하나뿐이다. 티샷부터 어프로치, 퍼팅까지 전부 다 이 채 하나로 해결해야 한다. 보통 골프 하면 아이언이니 퍼터니 해서 가방이 묵직하기 마련인데, 이건 그냥 딸랑 채 하나 들고 나가면 끝이다. 그런데 막상 보니까 그게 문제였다. 드라이버처럼 길게 보내야 할 때도, 홀컵 근처에서 살살 굴려야 할 때도 같은 채를 써야 하니 힘 조절이 보통 일이 아니었다. 아버지는 처음에 20만 원대 국산 제품을 사셨다가 요즘은 자꾸 혼마 파크골프채 같은 게 눈에 들어오시는지 검색을 자주 하신다. 옆에서 구경하는 내 입장에서는 저런 게 200만 원이 넘는다니 좀 이해가 안 갔지만, 막상 현장에서 다들 좋은 채 들고 다니는 걸 보니까 또 분위기에 휩쓸리는 건가 싶기도 했다.

생각보다 현장 대기 시간이 길었다

구장에 사람들이 왜 이렇게 많은지 모르겠다. 단순히 노인들만 하는 스포츠인 줄 알았는데, 의외로 젊은 사람들도 꽤 보였다. 우리 순서가 오기까지 40분 정도 기다렸는데, 그동안 옆에서 치는 분들 구경하는 게 생각보다 지루했다. 실내 골프 매트에서 연습하는 거랑은 확실히 느낌이 달랐다. 잔디 상태나 경사도가 실전에서는 변수가 너무 많으니까 말이다. 부모님은 파크골프 퍼팅 연습기를 집에도 하나 사다 놔야겠다고 하시는데, 사실 거실에 두면 나만 걸려 넘어질 것 같아서 선뜻 좋다고 하기가 어렵다. 결국 그냥 운동 삼아 하는 건데 너무 장비에 욕심내는 게 아닌가 싶다가도, 부모님이 즐거워하시니까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장비 가격의 격차가 너무 커서 혼란스럽다

점심 먹으러 가면서 브랜드 이야기를 좀 들었다. 혼마도 있고, 피폿이라는 일본 브랜드도 있고, 캘러웨이 같은 익숙한 이름도 들렸다. 가격대가 20만 원부터 수백만 원까지 천차만별이라더라. 아버지는 4성급, 5성급 이런 등급을 이야기하시는데 나는 잘 모르겠다. 그냥 잘 치는 사람이 좋은 채 쓰는 건 이해가 가는데, 이제 막 시작하신 분들이 200~300만 원짜리 채를 고집하시는 걸 보면 마음이 좀 복잡하다. 에폰 806이나 미우라 MC502 같은 이름까지 나오길래, 내가 알던 그 골프 용어들이 왜 여기서 나오나 싶어 잠시 멍해졌다. 결국 파크골프도 깊게 들어가면 끝도 없는 장비 싸움인가 보다.

팝업스토어에서 본 채들의 화려함

나중에 부모님 따라 뉴코아 아울렛 쪽을 지나가다가 파크골프채 팝업스토어를 봤다. 아까 구장에서 본 것보다 훨씬 화려했다. 나무 질감도 다르고 무게감도 달랐다. 만져보라고 하셔서 가볍게 잡아봤는데, 확실히 무게 밸런스가 잡혀 있는 건 느껴졌다. 그렇다고 이걸 덥석 사드리기엔 가격이 너무 부담스러웠다. 일단 지금 쓰시는 걸로 조금 더 연습해 보시라고 돌려 말했는데, 왠지 아버지는 다음 달쯤엔 결국 하나 지르실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결국 다시 구장에 갈 것인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부모님이 다음 주에는 어디 구장이 좋더라며 벌써 계획을 짜고 계셨다. 솔직히 말하면 주말에 늦잠 자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그래도 부모님이 이렇게 열정적으로 뭔가를 하시는 걸 본 게 오랜만이라, 한편으로는 다행이다 싶기도 하다. 파크골프가 나에게도 재미있는 운동이 될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채 하나로 모든 걸 해결해야 하는 그 단순함이 매력인 것 같기도 하고, 반대로 그만큼 불편한 것 같기도 하고. 다음번에 갈 때는 나도 연습장에 가서 조금 폼이라도 잡고 가야 하나 고민이다.

댓글 1
  • 채 하나로 하는 게 그렇게 복잡할 줄은 몰랐네요. 연습 좀 해보고 가는 게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