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에 골프 연습장을 만들려다 반나절 만에 지쳐버린 기록

옥상에 골프 연습장을 만들려다 반나절 만에 지쳐버린 기록

옥상 공간을 활용해보겠다는 허무맹랑한 시작

작년부터 골프에 좀 빠져 살았는데, 매번 연습장까지 차 타고 이동하는 게 슬슬 귀찮아지기 시작했다. 주말에는 사람도 많아서 대기 시간만 30분씩 걸리니 흐름이 다 끊기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집에 남는 옥상 공간이 떠올랐다. 거창하게 스크린 골프장까지는 무리고, 그냥 인조잔디 깔고 어프로치 연습이나 좀 해볼 생각이었다. 낫소골프공 몇 박스랑 중고 어프로치 연습기 하나 사면 딱이겠다 싶어서 덜컥 일을 벌였다.

생각보다 빡셌던 인조잔디 깔기

가장 먼저 옥상 바닥에 인조잔디를 깔았는데, 이게 생각보다 무게가 상당했다. 업체에 맡기면 돈이 꽤 들길래 직접 인터넷에서 주문해서 받았는데, 롤 형태의 잔디를 옥상으로 올리는 것부터가 난관이었다. 혼자 끙끙대며 옥상 계단을 오르내리는데 벌써부터 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다 깔고 나서도 바닥이 울퉁불퉁해서 밟을 때마다 발밑이 불안했다. 인조잔디 가격이랑 접착제, 부자재 합쳐서 대략 40만 원 정도 쓴 것 같은데, 이 돈이면 그냥 몇 달 연습장 이용료 내는 게 나았을까 싶기도 했다.

안전망 설치는 생각보다 훨씬 귀찮은 작업이었다

인조잔디만 깔면 끝날 줄 알았는데, 막상 스윙을 해보려니 공이 옥상 담벼락을 넘어갈까 봐 조마조마했다. 휀스망이나 안전망 설치가 필수라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동네 철물점에서 적당히 튼튼한 안전망이랑 지지대를 사 왔는데, 옥상 난간에 고정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니었다. 케이블 타이로 묶고 또 묶어도 바람이 세게 불면 흔들리는 게 보여서 영 마음이 편치 않았다. 골프 연습장들 보면 다 촘촘한 그물망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그게 괜히 있는 게 아니더라. 어설프게 설치했다가 나중에 태풍이라도 불면 다 날아갈 것 같아 걱정이다.

어프로치 연습을 해보니 드는 생각

우여곡절 끝에 설치를 마치고 낫소골프공 몇 개를 놓고 툭 쳐봤다. 확실히 집 근처라 편하긴 하다. 퇴근하고 잠옷 차림으로 올라와서 30분 정도 어프로치 연습을 하고 내려오면 되니까 시간 효율은 좋다. 그런데 사람이 참 간사한 게, 처음에는 마냥 좋다가도 금방 질리더라. 공이 밖으로 튀어나가서 주우러 다니는 것도 일이고, 옥상이라 직사광선이 그대로 내리쬐니 10분만 서 있어도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다. 스크린 연습장처럼 쾌적한 에어컨 바람은 없으니 확실히 한계가 있다.

어쩌다 보니 애물단지가 된 연습 공간

지금은 옥상 한구석에 덩그러니 남겨진 공간이 됐다. 가끔 주말에 날씨 좋으면 올라가서 연습하지만, 솔직히 스크린 연습장에 있는 자동 볼 공급 장치가 그리워질 때가 많다. 연습장 이용료가 한 달에 보통 10~20만 원 정도 하니까, 거기서 레슨까지 받는 게 훨씬 체계적이라는 걸 몸소 느끼는 중이다. 다음에는 그냥 돈을 좀 더 주더라도 전문가를 불러서 제대로 세팅하거나, 아니면 애초에 손을 대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중간하게 만들어놓으니 치울 수도 없고 계속 신경만 쓰이는 상태다. 옥상에 뭘 설치한다는 건 생각보다 참 피곤한 일이다.

댓글 4
  • 인조잔디 무게 때문에 땀부터 쏟고 시작하셨다니, 저도 혹시 비슷한 경험 할까 봐 걱정되네요. 옥상 공간이 워낙 좁은 편이면 더 힘드셨을 것 같아요.

  • 인조잔디 깔고나니 무게 때문에 옥상 자체가 흔들리는 느낌이었어요. 스크린 연습장 자동 볼 공급 장치 생각하는 거 보니, 확실히 유지보수 관리가 제일 힘들겠네요.

  • 옥상에 안전망 설치하느라 정말 고생하셨네요.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휀스망의 중요성을 확실히 알게 됐어요.

  • 인조잔디 무게 때문에 힘들었던 부분, 정말 공감돼요.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혼자서 작업하는 게 얼마나 버거울지 알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