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근길에 묘하게 신경 쓰이던 테니스장
매일 퇴근길에 버스에서 내리면 묘하게 신경 쓰이는 곳이 하나 있다. 집 근처 대로변 바로 옆에 있는 실내 테니스 연습장인데, 펜스가 꽤 높게 쳐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끔 공이 튀어 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사실 처음에는 그냥 지나치기만 했다. 요즘 다이어트 운동을 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가산테니스 쪽도 알아보고, 집에서 더 가까운 노원실내테니스장 같은 곳도 검색해 봤는데, 막상 발걸음이 잘 안 떨어졌다. 그러다 어제 오후 3시쯤 치과 진료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평소보다 조금 한가한 느낌이라 홀린 듯이 그 연습장 문 앞까지 가봤다.
펜스 너머로 들리는 공 소리가 뭐라고
테니스장 주변을 서성거리는데 안쪽에서 라켓으로 공을 치는 둔탁하고 경쾌한 소리가 들려왔다. 가만히 펜스 옆 인도에 서서 안을 들여다보니, 다들 꽤 열심히 공을 넘기고 있었다. 예전에 서핑 강습을 받았을 때 처음 파도 위에 올라섰던 그 어색한 기분이 갑자기 떠올랐다. 그때도 그랬지만, 새로운 운동을 시작한다는 게 왜 이렇게 거창한 일처럼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단순히 1시간 정도 땀 흘리고 오는 건데 말이다. 가격을 대충 물어보니 대략 1개월 레슨비가 20만 원에서 25만 원 사이를 오가는 듯했다. 요즘 골프 동영상을 하도 많이 봐서 그런지 골프랑 테니스 중에서 고민을 좀 했는데, 막상 눈앞에서 공 소리를 들으니 테니스가 조금 더 당기는 것 같기도 하고.
생각보다 더 복잡했던 고민의 과정
문제는 내가 이걸 얼마나 꾸준히 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다는 거다. 동탄실내테니스장 같은 곳은 시설이 정말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막상 집 근처의 이런 작은 연습장은 시설보다는 분위기가 전부인 것 같다. 어떤 날은 정말 사람이 꽉 차서 발 디딜 틈도 없어 보이고, 또 어떤 날은 아주 한산하다. 워커힐처럼 호텔 안에 있는 그런 멋진 ‘테네즈 파크’ 같은 곳은 아니지만, 그냥 동네에서 편하게 왔다 갔다 하기엔 딱 적당해 보였다. 하지만 결정을 내리기가 참 쉽지 않다. 이게 뭐라고 이렇게 고민을 하는지. 인터넷에 골프 잘 치는 법이나 테니스 기초 영상만 몇 시간째 보고 있는데, 화면으로 보는 거랑 실제 코트 위에 서 있는 건 완전히 다른 문제니까.
결국은 다음을 기약하며 돌아오는 길
결국 어제도 등록은 안 하고 그냥 펜스 옆에서 조금 구경하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8차선 도로를 건너는데, 아까 들었던 그 공 타격음이 귓가에 계속 맴돌았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가서 다음 주부터 시작한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왠지 또 금방 시들해질 것 같다는 불안감이 앞섰다. 운동을 시작하는 것 자체보다, ‘이걸 내가 끝까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발목을 잡는 것 같다. 그냥 한 번 가서 체험 레슨이라도 받아볼까 싶기도 한데, 막상 가면 또 어색하게 서 있다가 올 것만 같다. 다음에 다시 지나갈 때는 고민하지 말고 일단 안으로 들어가 봐야 할 텐데, 과연 그게 다음 주가 될지 아니면 다음 달이 될지 모르겠다. 일단 집에 와서 가방만 던져두고 골프 동영상 몇 개를 더 찾아봤다. 테니스장 근처를 서성였던 그 시간만큼이나, 지금 내 고민도 갈팡질팡하고 있다.
전 특히 서핑 강습 때도 비슷한 느낌이었어요. 처음의 설렘이 사그라지는 순간이 너무 아쉬웠죠.
공 소리 들으면서 서핑 생각나네요. 처음 운동 시작할 때의 막막함이 느껴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