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날씨가 갑자기 선선해지면서 동네 어르신들이 아침마다 공원으로 나가시길래 뭔가 했더니 파크골프였다. 처음엔 그냥 나무 막대기 하나 들고 공이나 톡 치는 건 줄 알았다.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판이 크다. 근처 파크골프용품점에 한번 구경이라도 가볼까 해서 들어갔더니, 가격대가 생각보다 훨씬 다양해서 당황했다. 싼 건 20만 원대부터 시작하는데, 좀 괜찮다 싶은 것들은 100만 원을 훌쩍 넘어가더라. 점원분은 미즈노 HF03이랑 HF03GF의 차이를 설명해주시는데, 글라스 파이버가 어쩌고 탄성이 저쩌고 하는 소리가 귓가에서 겉돌았다. 그냥 공만 잘 맞으면 되는 거 아닌가 싶으면서도, 기왕 사는 거 비거리 잘 나온다는 게 나아 보이고 고민이 길어졌다.
집안 한구석에 쌓여가는 짐들
예전에 골프 처음 시작한다고 덤볐다가 중고로 JPX850을 샀던 기억이 난다. 그때도 투어AD 샤프트가 좋니 어쩌니 하면서 공부를 엄청 했는데, 결국 몇 달 연습장 끊어놓고는 바쁘다는 핑계로 다 처분했다. 지금 파크골프채를 보고 있자니 그때의 실수를 반복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볼빅 파크골프공은 또 종류가 왜 이렇게 많은지, 노란색 공이 눈에 잘 띈다길래 그것만 보면 되나 싶다가도 막상 매장에 진열된 공들을 보니 결정장애가 온다. 골프공 공급기까지 집에 설치할 건 아닌데 말이다.
실내 연습장은 대기 시간이 길다
대구 쪽 파크골프 레슨을 알아봤는데 생각보다 자리가 없다. 특히 저녁 시간대에는 이미 동네 분들로 꽉 차서 발 디딜 틈도 없단다. 굳이 이렇게까지 해서 배워야 하나 싶다가도, 아침마다 공원 나가는 어르신들의 표정이 너무 좋아 보여서 욕심이 난다. 어떤 분은 파크골프채를 잡고 구장을 누빌 때만큼은 아픈 것도 잊는다고 하던데, 그 정도로 몰입할 수 있는 취미가 있다는 게 사실 좀 부럽기도 하다. 나는 아직 장비 하나 고르는 것도 이렇게 머리가 아픈데 말이다.
섣불리 지갑을 열지 못하는 이유
결국 고민만 하다가 빈손으로 나왔다. 신월 쪽 임시 파크골프장도 연말이면 운영이 종료된다는 소식을 들으니 지금 당장 사서 어디서 연습을 해야 할지도 막막하다. 웅비 팔도 대회 같은 이벤트 소식을 보면 나도 나가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만, 일단 채부터 익숙해지는 게 먼저일 것 같다. 유튜브로 타격음 소리만 몇 번을 돌려 들었는지 모르겠다. 실제로 휘둘러봐야 감이 올 텐데, 매장에서 시타 한번 해보는 것도 왠지 눈치가 보여서 머뭇거리게 된다. 사람들은 그냥 적당한 거 사서 시작하라고 하는데, 그 ‘적당한’ 게 뭔지 여전히 모르겠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
오늘도 퇴근길에 파크골프 용품점 앞을 지나치면서 창문을 슬쩍 쳐다봤다. 안에 있는 사람들은 참 행복해 보이더라. 나도 저들처럼 아무 고민 없이 채를 휘두를 수 있는 날이 올까. 지금은 그냥 가방 하나 사는 것도, 어떤 브랜드를 선택해야 나중에 후회 안 할지 검색창만 붙들고 있다. 아마 다음 주가 되어도 여전히 인터넷 창 여러 개를 띄워놓고 뭐가 더 반발력이 좋은지 비교하고 있을 것 같다. 사실 장비가 문제가 아니라, 나가서 사람들과 부대낄 용기가 부족한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파크골프채 무게 때문에 고민이 많으신 것 같아요. 저도 처음 장비 고를 때 비슷한 생각 했었어요.
유튜브 영상 보면서 채 무게 때문에 고민하는 모습 보니 저도 옛날에 그랬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유튜브 영상 보면서 타격 소리만 들어도 느낌이 오는지, 저도 그래봤어요. 지금은 정확히 어떤 종류가 좋을지 몰라서 계속 고민만 하고 있네요.
유튜브 영상 보시는 모습 보니 저도 비슷한 것 같아요. 채 무게 때문에 고민이 많아지는 게 안타깝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