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쩌다 마곡까지 넘어가게 됐는지
사실 처음에는 그냥 동네 마곡골프 연습장에서 혼자 공이나 굴릴 생각이었다. 집 근처에 생긴 지 얼마 안 된 곳이라 시설도 깨끗하고, 앱으로 예약하면 대기 시간도 거의 없어서 퇴근하고 들르기 딱 좋았거든. 한 달에 15만 원 정도 내고 다니는데, 이게 처음엔 가성비 최고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참 문제다. 유튜브에서 박인비 프로가 알려주는 퍼터 레슨 영상이나 김예지 선수가 후배들 가르치는 장면 같은 걸 보면, 나도 뭔가 대단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것만 같거든. 막상 연습장 타석에 서면 내 몸은 내 맘대로 안 움직이는데 말이다.
유튜브 독학의 한계와 답답함
한 3개월 정도는 진짜 열심히 했다. 일주일에 네 번씩은 꼭 나갔으니까. 그런데 비거리는 도통 늘지를 않고, 오히려 예전보다 공이 더 안 맞는 기분이다. 친구들은 요즘 분당 어디 골프피팅샵 가서 채를 바꿨다, 어디서 원포인트 레슨을 받았더니 공이 달라졌다 하는 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조급해진다. 사실 장비 탓을 하고 싶지는 않은데, 자꾸 내 스윙이 문제인지 채가 문제인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분명히 영상에서 본 대로 어드레스 잡고 휘두르는 것 같은데, 옆 타석 사람들은 뻥뻥 잘 날리는데 내 공만 맥없이 툭 떨어지니까 사람이 참 사람 기를 죽인다.
갑작스럽게 결심한 원포인트 레슨
결국 참다못해 원포인트 레슨을 검색했다. 헬스장 PT 받을 때도 느꼈지만, 길게 받는 것보다 한 번씩 문제점을 딱 짚어주는 게 비용 면에서나 심리적으로나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곡 주변에 찾아보니 DTS 같은 곳도 있고, 개인 골프 연습장에서 짧게 봐주는 곳도 꽤 많았다. 가격은 1회에 보통 10만 원에서 15만 원 사이. 솔직히 한 번 휘두르는 데 이 돈을 태우는 게 맞나 싶었지만, 더 이상 삽질하기 싫다는 생각이 앞섰다. 상담받으러 갔을 때 프로님이 내 스윙을 보더니 한 마디 하셨다. ‘백스윙에서 어깨가 너무 일찍 열리네요.’ 그 한 마디 듣자마자 그동안 왜 그렇게 공이 밀렸는지 머리가 띵했다.
막상 배우고 나니 남는 찝찝함
레슨은 딱 50분이었다. 30분 동안 계속 고치려고 노력하고 나머지 시간은 프로님이 옆에서 지켜봐 주시는데, 그 50분 동안은 신기하게도 공이 똑바로 나갔다. 그런데 집에 와서 다시 마곡 연습장에 혼자 가서 쳐보니까, 그 감각이 벌써 절반은 사라진 기분이다. 머리로는 알겠는데 몸이 자꾸 옛날 습관대로 돌아가려고 한다. 레슨받을 때는 뭔가 대단한 변화가 생긴 것 같아 뿌듯했는데, 막상 혼자 서 있으니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것 같아 허탈하기도 하다.
이게 맞는 건지 아직 모르겠다
지금 다시 고민 중이다. 한 번 더 받을지, 아니면 이번에 알려준 걸로 한 달만 더 혼자 파볼지. 원포인트 레슨이라는 게 결국은 내가 스스로 연습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걸 몸소 체험하고 있다. 주니어 골프 선수들이 저렇게 열심히 배우는 걸 보면 나도 더 분발해야 하나 싶으면서도, 그냥 가볍게 즐기려고 시작한 운동인데 왜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나 싶기도 하고. 어차피 남들만큼 잘 치기도 힘들 텐데 말이다. 오늘도 연습장 문을 열고 들어가면서 드는 생각은 똑같다. ‘오늘 레슨받은 거 기억나야 할 텐데.’ 퇴근길 마곡 거리를 걸으며 괜히 골프 가방 무게만 더 무겁게 느껴지는 건 기분 탓일까.
백스윙에서 어깨가 열리는 게 정말 핵심인 거 보이네요. 저도 연습할 때 계속 잊어버려서 힘들었는데, 프로님이 바로 짚어주니까 확 와닿았어요.
처음 연습장에서 혼자 쳤을 때도 비슷한 느낌이었어요. 프로님이 지적해준 부분만 집중하려 했는데, 다시 혼자 치면 잊어버리는 게 많더라고요.
백스윙에서 어깨가 일찍 열리는 게 정말 중요한 포인트더라고요. 저는 그때까지 그 부분에 집중하는 것 같질 않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