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파크골프 연습한다고 설치다가 거실 바닥만 긁어먹었다

집에서 파크골프 연습한다고 설치다가 거실 바닥만 긁어먹었다

거실에서 파크골프를 시작해 보겠다고

요즘 동네 어르신들 사이에서 파크골프가 워낙 유행이다 보니 나도 좀 해볼까 하는 마음이 생겼다. 처음에는 그냥 가벼운 운동이겠거니 생각했는데, 막상 장비를 알아보려니 이게 생각보다 복잡했다. 프라임스포츠나 일본 파크골프채 브랜드들이 유명하다는 얘기를 듣고 검색 좀 해봤는데, 가격대가 저렴한 것부터 꽤 비싼 것까지 천차만별이더라. 일단은 덜컥 비싼 걸 사기 부담스러워서 연습기라도 사서 감을 좀 잡아보려고 했다. 인터넷으로 싼마이 연습기를 하나 주문했는데, 도착하자마자 거실에 매트 깔고 스윙 연습을 시작했다. 문제는 내 거실이 생각보다 좁다는 거였다. 몇 번 휘두르다가 뒤쪽 가구에 클럽이 닿을 뻔해서 식은땀이 났다. 파크골프채가 생각보다 묵직해서 그런지 빈 스윙만 해도 공기가 가르는 소리가 꽤 크게 들린다.

파크골프채 가방 고르다 지쳐버린 날

연습기를 쓰다 보니 정작 필드에 나갈 때 필요한 파크골프채 가방이 눈에 들어왔다. 장비가 한두 개도 아니고 공에 티에, 이것저것 챙길 게 많다 보니 가방이 필수라는 걸 알게 된 것이다. 어떤 게 좋을지 고민하면서 핑골프나 에코골프 같은 곳도 기웃거려봤는데, 다들 비슷비슷해 보이는데 가격 차이는 꽤 났다. 그냥 싼 걸 살지, 아니면 좀 튼튼한 걸 살지 며칠을 고민했다. 김해나 근교 파크골프장 가는 사람들을 보면 다들 근사한 가방을 메고 가던데, 나는 아직 초보라 그런지 가방 고르는 것도 짐처럼 느껴졌다. 결국 디자인 제일 무난한 걸로 하나 골랐는데, 막상 받아보니 생각보다 부피가 커서 보관할 곳이 마땅치 않다. 현관 앞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데 볼 때마다 묘하게 신경이 쓰인다.

스윙 분석기까지 들이고 겪은 고충

답답한 마음에 스윙 분석기까지 하나 더 들였다. 내 스윙이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알아야겠는데, 거울만 보고는 도통 모르겠더라. 실내 골프 연습을 혼자 하려니 이게 맞는 자세인지, 힘은 제대로 들어가는 건지 확인하기가 어렵다. 스마트폰을 고정하고 촬영해 보기도 했는데, 영상 속 내 모습이 생각보다 너무 엉성해서 민망했다. 공을 칠 때마다 벌타를 먹는 상황을 가정해서 규칙도 찾아보고는 있지만, 막상 필드에 나갔을 때 그 빨간 말뚝 사이로 공이 빠지면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여전히 머릿속이 복잡하다. 누가 알려주는 사람도 없으니 그냥 영상만 반복해서 본다. 벌타 기준이 왜 이렇게 헷갈리는지, 가끔은 그냥 공만 굴리면 되는 게 아니었나 싶다.

부강파크골프장 같은 곳은 가볼 엄두가 안 난다

뉴스를 보면 세종시나 다른 지역에서 공공 파크골프장을 점검하고 시설을 확충한다는 소식이 자주 들린다. 부강파크골프장 같은 곳이 동네에 있으면 좋겠는데, 막상 가려고 하면 사람들 틈에서 눈치가 보일 것 같아 주저하게 된다. 이미 고수들은 다들 자기만의 루틴이 있을 텐데, 가서 폼이 안 나오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든다. 실내에서 혼자 연습하는 시간은 고요하고 좋지만, 결국은 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다. 꽃잔디 예쁘게 핀 곳에서 여유롭게 치고 싶은데, 현실은 거실에서 매트 끝자락만 밟고 있다.

장비만 늘어나는 아이러니

운동은 안 나가고 장비만 자꾸 늘어간다. 처음엔 채 하나면 될 줄 알았는데, 연습기 사지, 가방 사지, 이제는 스윙 분석기까지 샀다. 이러다가는 장비값으로 몇십만 원은 그냥 깨질 것 같다. 아내가 왜 자꾸 거실에 이상한 걸 늘어놓냐고 핀잔을 주는데, 딱히 할 말이 없어서 그냥 웃어넘겼다. 오늘도 거실에 서서 빈 스윙을 한번 해본다. 이게 정말 운동이 되는 건지, 아니면 그냥 내 만족을 위한 노동인 건지 사실 아직도 잘 모르겠다. 필드에 나가봐야 이 의문이 풀릴 텐데, 이번 주말에도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서 또 미뤄질 것 같다.

댓글 2
  • 거실 바닥에 매트 깔고 연습하는 모습 보니까, 혼자서 훈련하는 게 얼마나 버거울지 느껴지네요.

  • 좁은 공간에서 연습하는 모습 보니, 필드에서는 공간 생각은 훨씬 더 중요하겠네요.